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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의 음악을 듣는 방법One Shot, Two Shot 안의 #보아에 대해.
황희상 칼럼니스트  |  ghko100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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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3.01  18: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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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아 'One Shot Two Shot' 커버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디아티스트매거진=황희상] “제가 밝은 노래를 하진 않지만 이렇게까지 어두운 노래들만 채워진 앨범도 없는 것 같아요.” V앱을 통해 방송되고 있는 <키워드#보아>에서 제작 회의 도중 앨범에 수록될 곡들을 모두 들은 후 보아는 이렇게 말했다. 그 말대로다. 오랜만의 국내 활동을 알리며 발표했던 [Only One]은 그가 이전에 선보였던 팝 댄스적인 곡과는 거리가 있는 서정적이고 익숙한 멜로디의 가요에 가까웠고, 8집 [Kiss My Lips]는 전곡의 작사·작곡에 보아가 직접 참여하며 자전적인 이야기와 보아의 감정을 다양한 장르로 구현했던 앨범이었기 때문에 이번 미니 앨범에 담긴 곡들은 오히려 일관되게 무거운 편이다.

그러나 [One Shot, Two Shot]은 그의 어떤 앨범보다도 대중들에게 가장 가까이 와 닿아 있다. 수록곡이 탁월하게 이지 리스닝의 성격을 띄고 있다든지,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다든지 하는 이유 때문은 아니다. 최근 보아는 <키워드#보아>를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앨범의 제작 과정과 스스로의 퍼스널리티를 공개하고 있다. 방송을 통해 볼 수 있는 그의 모습은 ‘아시아의 별’, ‘훌륭한 퍼포머’, ‘완성된 아티스트’ 같이 우리들의 머릿속에서 그의 커리어와 퍼스널리티가 구분되어지지 않은 채 박제된 보아가 아니다. 그 모든 것을 포함하면서도 그 모든 것과는 전혀 다르기도 한, 완벽주의적이면서 털털하기도 재미 없는 생활을 한다면서도 최대한 일상을 즐기려고 하는 현재의 보아가 그곳에 있다. 그 과정을 함께 지켜본 사람들에게는 [One Shot, Two Shot]야말로 현재의 보아를 가장 생생하게 담은 앨범일 것이다. 아티스트 개인의 삶과 그의 작품이 동시에 관객들에게 관측될 때야말로 작품은 온전한 존재감과 생명력을 가진다.

   
▲ 보아 '내가 돌아(NEGA DOLA)' 티저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앨범 발매에 앞서 선공개된 [내가 돌아(NEGA DOLA)]는 2017년부터 다시 트렌드로 떠오른 라틴 사운드에 보아가 5집에서 선보이기도 했던 힙합 리듬의 곡으로 보아의 음악을 오래 들어온 사람들에게는 여러 의미에서 익숙할 수 있는 곡이다. 그러나 파트에 따라 보컬의 톤과 호흡의 변화 폭을 크게 주어야 하거나 랩이 포함되어 있는 등 보컬이 자신의 최대 역량을 발휘해야 하는 곡이기도 하다. 이전의 곡들에 비해 가볍고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동시에 라이브 퍼포먼스로 소화하기에는 도전적이다. 그럼에도 보아는 작업 내내 대중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다는 목표를 강조하며 노래와 안무를 소화해낸다. 대중들과 멀어져 버린 만큼 다시 되찾고 싶다는 그의 의도와 ‘대중들도 정확히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보아의 실력이 [내가 돌아]에는 동시에 공존하고 있다. 리스너들이 어떤 방향성으로 이 곡을 접하든 충분히 즐길 수 있는 감상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 곡을 만나기란 쉽지 않은 법이다.

   
▲ 보아 'One Shot Two Shot' 뮤직 비디오 중. ⓒSMTOWN 공식 유튜브 채널

[One Shot, Two Shot]은 무거운 베이스와 캐치한 멜로디의 딥 하우스 곡이다.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고, 많은 아이돌 그룹들 역시 시도하고 있는 장르이지만 보아의 “노래도 춤도 기억에 남지 않는다”는 표현이 그대로 들어 맞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국내의 대중 음악 시장에서 크게 주목 받는 편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아는 몇 번이고 캐치프레이즈로 쓸 수 있는 쉽고 기억에 남을만한 안무가 나올 때까지 수정을 요구하고, 뮤직 비디오 촬영장에서 모든 댄서가 동일한 동작을 하도록 체크한다. 안무가 리키 마루 특유의 복잡하고 독특한 안무 도중 “One Shot, Two Shot”과 함께 손가락을 강조하는 동작은 [CAMO]나 [The Shadow] 같이 수준 높고 아티스틱한 안무를 기대해온 팬들에게는 어딘가 아쉬워 보일지 모르지만 보아의 메시지와 의도가 가장 명확하게 나타나 있다.

   
▲ 보아 'One Shot Two Shot' 티저 이미지. ⓒSM엔터테인먼트

많은 리스너들과 팬들이 ‘보아의 색’이라고 생각하는 지점이 있다. 팝적이고, 수준 높고, 아티스틱하며 대형 기획사와 거대 자본에 의해 잘 재단된 완성품이라는 이미지를 사람들은 추상적이지만 보편적으로 공유한다. 그 대외적인 이미지는 분명히 보아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부품이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전부는 아니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아는 그 일부의 모습이 마치 그의 전부인 것처럼 여겨져 왔고, 그렇기 때문에 8집 [Kiss My Lips]에 보아가 전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하며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 이전과는 달리 부드럽고 고혹적인 비주얼과 멜로디에 도전했음에도 그 안에서 보아라는 아티스트 그 자체가 아닌 “보아가 (혹은 SM이) 방향을 틀었나 보다.”, “부담감을 내려 놓았나 보다.”하는 단편적이고 전략에 대한 인상만을 받도록 했다. 지금의 보아와 그의 음악은 그러한 대외적 이미지나 기대감 만으로 구성되지 않고, 그럴 수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One Shot, Two Shot]은 엄밀한 의미에서 처음으로 보아가 자기 자신을 온전히 드러낸 앨범이기도 하다. 이효리가 5집 [Monochrome]으로, 선미가 [주인공]으로 그랬던 것처럼 여성 뮤지션들이 대중들의 ‘뮤즈’에서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아티스트의 영역으로 나아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늘 놀라운 경험이다. 보아가 대중들에게 자기 자신을 보여주려고 노력한 만큼 대중들 역시 보아의 음악을 어떻게 들어야 할지 스스로의 태도를 진지하게 돌아봐야 하는 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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